1. 말씀묵상
지도자와 백성의 차이는 시야에 있습니다. 지도자는 멀리 보고 길게 보고, 미래와 과거의 역사를 함께 살펴보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를 따르는 사람은 바로 눈앞에 있는 것을 좇아가기에도 버거운 사람입니다. 길게 보고 멀리 보고 이면을 보는 지도자는 당장 눈앞에 일어나는 한두 가지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명장이었던 히딩크 감독은 국가대표 팀 감독으로 선임되고 난 이후에 여러 평가전에서 참담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때 자신만만하게 인터뷰를 했습니다. 지금은 팀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 본선에서 실력을 입증해 보이겠다. 그의 말은 그대로 본선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에 느헤미야도 당장 눈앞에 보이는 작은 성공에 연연해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페르시아의 왕의 술 맡은 관원장으로 있다가 예루살렘 성벽이 무너지고 성문이 불탔다는 말을 듣고 예루살렘 총독으로 임명을 받아서 왔습니다.
성벽재건을 위해서 백성들의 마음을 모으고 성벽 재건 공사를 시작한지 52일 만에 성벽재건을 훌륭하게 완수해 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내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성벽을 재건하는 일만을 위해서 오지 않았다는 것이 오늘 본문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만약 성벽재건만이 자신의 사명이었다면 그는 당장 페르시아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느헤미야의 속마음은 백성들이 자립하는 믿음을 가지기를 원했습니다. 백성들의 무너진 시민의식을 새롭게 세우고 백성들의 마음 가운데 신앙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입니다.
성벽이 무너지고 성문이 불탔는데 스스로 일어나서 그 공사를 하지도 못할 정도의 영적 상태, 자기들이 살아가고 있는 삶의 현장이 피폐해 가고 있었고 사마리아에 살던 산발랏과 도비야 같은 사람이 와서 마음대로 약탈해 가는대도 어쩔 수 없다고 여기며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그들의 영적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성벽만 재건하고 성문만 단다고 해서 그들이 가진 지난날의 노예의식이 사라지고 무너진 삶의 열정이 생겨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공사가 끝난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사가 끝난 이후에 산발랏, 도비야, 게셈 사람들의 기습을 대비해서 면밀한 당부를 하고 있습니다. 2절과 3절입니다. “내 아우 하나니와 영문의 관원 하나냐가 함께 예루살렘을 다스리게 하였는데 하나냐는 충성스러운 사람이요 하나님을 경외함이 무리 중에서 뛰어난 자라 내가 그들에게 이르기를 해가 높이 뜨기 전에는 예루살렘 성문을 열지 말고 아직 파수할 때에 곧 문을 닫고 빗장을 지르며 또 예루살렘 주민이 각각 자기가 지키는 곳에서 파수하되 자기 집 맞은편을 지키게 하라 하였노니”
느헤미야는 세 가지 조치를 취합니다. 첫 번째는 믿을 만한 사람 두 사람을 세워서 새롭게 세워진 예루살렘 성의 책임을 맡겼습니다. 두 번째는 아직까지 성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성문을 여는 것과 성문을 닫는 것을 일상적인 시간 보다 늦게 열고 빨리 닫으라고 명령합니다. 세 번째는 성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구역과 자기 집 앞을 철저하게 방어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위대한 지도자 느헤미야는 성벽을 재건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그 다음 일에 더 마음을 쓰고 백성들의 믿음을 굳세게 세워가는 귀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백성들에게 이제는 과거의 역사를 일깨워줍니다.
느헤미야는 1차포로 귀환자들의 명단을 가문별, 족속별로 정리하는 일을 합니다. 그는 3차포로 귀환자들을 이끌고 온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 왜 1차포로 귀환자들의 명단을 정리하고 있을까요? 이것은 그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1차포로 귀환자들의 수고를 다시 새기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성전도 재건되어 있었고 율법도 세워진 곳에 들어온 3차 귀환자들이 이렇게 고생을 했는데 아무 것도 없는 황무지에 돌아온 1차포로 귀환자들은 얼마나 큰 수고와 고생을 했는지 그는 다시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수고를 돌이켜보고 우리가 지금 수고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역사의식을 백성들에게 일깨워 주기 원했던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느헤미야는 1차포로 귀환자들의 이름을 가문별로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우리가 눈 여겨 보아야 될 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46절입니다. “느디님 사람들은 시하 자손과 하수바 자손과 답바옷 자손과” 60절입니다. “모든 느디님 사람과 솔로몬의 신하의 자손이 삼백구십이 명이었느니라” 73절도 보시겠습니다. “이와 같이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문지기들과 노래하는 자들과 백성 몇 명과 느디님 사람들과 온 이스라엘 자손이 다 자기들의 성읍에 거주하였느니라”
느디님 사람들을 주목해 보아야 합니다. 느디님 사람들의 뿌리는 솔로몬 성전 이전으로 올라갑니다. 그들은 원래 이름은 ‘나탄’이었습니다. 나탄은 히브리어로 ‘주다’라는 뜻입니다. 원래 이 사람들은 전쟁포로들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전쟁에 나가서 잡아온 포로들을 성전의 레위인들에게 주었습니다. 레위인들은 이 사람들을 ‘주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느디님 사람들’이라고 불렀습니다. 레위인들은 그들에게 성전의 잔심부름을 시켰습니다. 성전에서 일하는 레위 사람들의 수가 부족했기 때문에 전쟁포로로 잡아온 사람들을 여러 가지 잔일에 사용한 것입니다.
나라가 망하고 난 이후에 느디님 사람들도 바벨론 포로로 잡혀갔습니다. 70년이 지났습니다. 포로에서 해방이 됩니다. 귀향이 이루어집니다. 그 때 느디님 사람들도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들은 원래 성전에서 일했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다시 성전재건 공사에 동원되었고 스룹바벨 성전을 재건하는 일에 역할을 감당했던 것입니다. 이전에는 전쟁포로였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포로 귀환자들의 일원으로 그 자리를 섬기고 지켰으며 이제는 성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당당한 일원이 된 것입니다.
느디님 사람들과 오늘 우리는 닮아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는 곳에서 방황하고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원래 이들이 전쟁포로의 모습으로 이스라엘 백성의 자리에 편입되었지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세상에서 선택해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 후에 우리에게 귀하고 아름다운 성전을 섬기는 직분을 맡겨주셨습니다. 원래는 이방족속으로 하나님을 모르고 죄악된 백성으로 살다가 죽을 수밖에 없었는데 하나님이 우리를 불러서 하나님의 일을 섬기는 자리에 있게 하셨습니다.
느디님 사람들은 포로였지만 시간이 지나서 1차포로 귀환자들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느헤미야가 존경하는 사람들의 자리에 들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도 이렇게 하나님의 귀한 은혜를 받은 자들입니다. 우리도 느디님 사람들처럼 하나님이 선택해서 성전의 일을 위임받은 일꾼이 되었으니 그 사역을 잘 감당하는 주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 실천다짐
1) 느헤미야처럼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함께 보는 지도자가 되기 원합니다.
2) 은혜를 입은 느디님 사람들과 같이 신실한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3. 한줄기도
사랑의 하나님, 느디님 사람을 축복하신 것처럼 하나님의 백성으로 편입시키주신 은혜를 기억하며 살도록 성령으로 인도하여 주옵소서.
성경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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