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씀묵상
정신과 의사들이 환자들을 만나면 대부분 하는 일은 들어주는 일입니다. 환자와 상담을 할 때 환자의 상황을 듣고 공감하고 상황에 대한 이해를 하려고 합니다. 상담을 마칠 때 마지막으로 한 두 마디 말을 하게 되는데 거의 예외 없이 앞으로 호전여부는 환자본인에게 달려있다는 말로 마무리합니다. 그 말은 병이 낫는 것도 환자에게 달려있고 병이 깊어지는 것도 환자 본인에게 달려있다는 말입니다.
상당히 무책임한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나 마음의 병, 정신적인 병은 이 말이 정답입니다. 환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일을 하느냐에 따라서 지금 처해 있는 이 자리에서 빠져나올 수도 있고 더 깊은 수렁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의사가 짚어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신앙생활 하는데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항상 그 자리에 계시고 변함없이 우리를 돌보시는데 우리가 하나님을 떠나기도 하고 주저앉기도 하고 때로는 드러눕기도 합니다. 하나님 편에서 볼 때 신앙생활의 성공여부는 너에게 달린 것이지 않느냐고 우리에게 말하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은 항상 그 자리에 계신데 우리가 하나님께 붙어있기도 하다가 떠나기도 하는 것이 우리 인생의 패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욥기 마지막 장에서도 그런 부분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욥기는 많은 분들이 1장과 2장 그리고 42장만 읽습니다. 욥기는 욥의 고난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욥기의 마지막은 재산이 회복되고 건강이 회복되는 것으로 끝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성급하게 결론을 내립니다. 욥은 고난가운데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그 신앙을 변함없이 굳게 붙잡았고 하나님께서는 욥을 회복시켜 주셨다. 우리도 욥처럼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을 붙들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결론을 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욥기는 그렇게 단순하게 결론지을 수 있는 책이 아닙니다. 욥기의 진수는 욥의 내면이 드러나는 친구들과의 대화에 있습니다. 우리가 살펴본 욥의 문제는 자기 의에 집착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무리 살펴봐도 자신에게는 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던 욥은 하나님이 하신 일을 부정했습니다.
욥이 대화를 거듭해 가면서 신앙의 민낯이 드러나게 되는데 하나님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이거나 직접적으로 쏟아내었습니다. 욥의 친구들의 문제도 분명했습니다. 그들은 욥을 찾아와서 인과율에 근거한 회개를 강요했습니다. 욥은 부정했지만 욥도 역시 또 다른 의미에서 인과율에 매여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폭풍가운데 나타나셔서 욥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세상 만물의 섭리를 네가 아느냐? 내가 이 세상을 창조할 때 너는 어디에 있었느냐? 이 세상 만물의 이치도 모르면서 너의 인생에 일어난 일을 함부로 판단하는 자가 누구냐?” 하나님은 욥을 책망하셨습니다.
하나님의 피조물 가운데 베헤못, 리워야단을 예로 들면서 이것도 통제하지 못하면서 이것을 지으신 하나님을 원망하고 불평하느냐고 책망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책망 앞에서 욥은 입을 뗄 수 없었고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욥은 철저하게 회개하고 있습니다. 3절 말씀입니다. “무지한 말로 이치를 가리는 자가 누구니이까 나는 깨닫지도 못한 일을 말하였고 스스로 알 수도 없고 헤아리기도 어려운 일을 말하였나이다”
욥의 회개의 핵심입니다. “내가 많은 말을 내뱉고 의롭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하나님을 눈으로 뵈옵고 나니 아무것도 모르고 내뱉은 말이었습니다. 이치도 깨닫지 못하고 하나님을 안다고 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회개합니다. 그리고 욥은 자신의 존재 자체의 근원으로 돌아갑니다. 6절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스스로 거두어들이고 티끌과 재 가운데에서 회개하나이다”
지금까지 뱉었던 말들을 거두어들입니다. 티끌과 재 가운데에서 회개한다는 말은 자신의 존재자체로 돌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인간이 원래 먼지이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인간을 지으실 때 티끌 가운데 인간을 지으셨기 때문에 회개할 때 존재 근원으로 돌아간다고 고백합니다. 나는 먼지 같은 존재인데 영원하시고 존귀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안다고 판단했던 것이 죄였습니다. 하나님 용서해주십시오. 나는 원래 먼지 같은 존재였습니다. 자신의 존재 자각으로 욥은 돌아가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욥의 회개를 받아주셨습니다. 그리고 욥을 회복시켜 주시는데 욥의 친구들을 통해서 회복시켜 주십니다. 하나님은 욥의 세 친구 중에 대표인 엘리바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들도 잘못한 것이 있지 않느냐? 너희들도 수소 일곱 마리와 숫양 일곱 마리를 가지고 욥에게 가서 번제를 집례하도록 부탁해라.”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엘리바스가 친구들과 함께 욥에게 소 일곱 마리와 양 일곱 마리를 가지고 가서 번제를 드려달라고 부탁합니다. 8절입니다. “그런즉 너희는 수소 일곱과 숫양 일곱을 가지고 내 종 욥에게 가서 너희를 위하여 번제를 드리라 내 종 욥이 너희를 위하여 기도할 것인즉 내가 그를 기쁘게 받으리니 너희가 우매한 만큼 너희에게 갚지 아니하리라 이는 너희가 나를 가리켜 말한 것이 내 종 욥의 말 같이 옳지 못함이라”
여기서 하나님께서 핵심으로 삼으신 것은 욥의 역할이었습니다. 욥이 제사장도 아닌데 번제를 집례 하도록 중보자로 삼으신 것입니다. 욥의 친구들과 하나님 사이에 다리역할로 욥을 사용하신 것입니다. 번제를 욥을 통해서 드리라고 했고 욥이 하나님께 기도하면 너희들의 죄를 내가 용서해 주겠다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하시면서 깨어졌던 인간관계를 회복시켜주고자 하셨습니다.
욥과 욥의 친구들이 논쟁을 통해서 관계가 틀어졌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다시 욥을 중심으로 그 관계를 회복시켜 주십니다. 회개한 욥을 중심으로 그들의 관계를 회복시켜 주고자 하셨습니다. 욥이 입을 벌려서 친구들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그러자 욥과 욥의 친구들, 그리고 욥의 모든 일도 회복되었습니다. 10절입니다. “욥이 그의 친구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 여호와께서 욥의 곤경을 돌이키시고 여호와께서 욥에게 이전 모든 소유보다 갑절이나 주신지라”
여기서 우리는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으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봅니다. 욥이 자신을 위해서 기도하고 변명하고 자기 의를 강조하고 하나님을 트집 잡고 불평했을 때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는데 욥이 그의 친구들을 위해서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는 욥의 곤경을 돌이켜 주시고 그의 모든 소유를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이것이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우리는 항상 내 문제에만 집착하고 있고 내가 가진 문제에만 빠져있는데 사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나로 인하여 깨어진 관계들, 나로 인하여 부서진 관계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이 모든 관계들 가운데 내가 먼저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하나님께 중보할 때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내 문제를 해결해 주심을 깨닫게 해주십니다. 욥이 자신의 문제에 천착해 있을 때는 문제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오히려 친구들을 위하여 기도하니 하나님은 욥의 곤경을 돌이켜 주셨습니다.
욥기의 길고 긴 대화들을 통해서 정리하고 깨달을 수 있는 것은 하나님 앞에 의로운 인생은 단 한사람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의롭게 보일 뿐이며 괜찮아 보일 뿐이지 우리는 모두가 먼지와 티끌 같은 존재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매일같이 회개하고 티끌과 먼지인 존재 근원을 자각함이 필요합니다.
또한 우리 인생에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 가운데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하나님께 원망하거나 불평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섭리하신 일임을 그대로 받을 수 있는 넓은 믿음이 있기를 원합니다. 욥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따지고 원망해서 하나님은 욥에게 차근차근 설명하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또한 욥기가 주는 교훈은 내 문제에만 빠져있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 하나님은 오히려 나를 붙잡아 주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십니다. 이런 놀라운 교훈들을 가지고 가슴에 안고 이 세상을 살아가시는 하나님의 백성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 실천다짐
1) 하나님의 섭리 앞에서 불평이나 원망은 하지 않겠습니다.
2) 주변 사람을 돌아보고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위하여 중보하겠습니다.
3. 한줄기도
사랑의 하나님, 온전한 믿음을 위하여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오늘도 한 걸음씩 나아가려 하오니 크신 사랑으로 동행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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