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씀묵상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어려움이나 불행한 일을 겪으면 원인을 찾으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출근하는 길에 갑자기 다리를 다쳤다면 다리를 왜 갑자기 다쳤을까?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궁금해 하고 답을 찾으려고 합니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불행한 일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일어나는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사건들을 만나도 왜 도대체 무엇 때문에 누구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하는 질문을 던집니다.
답을 찾고자 하는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으나 문제는 엉뚱한 답을 찾는데 있습니다. 엉뚱한 답을 정답이라 믿고 왜곡되고 잘못된 시각을 가지고 평생을 사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답을 찾으려면 정답을 찾아야 합니다. 당장 정답을 찾을 수 없으면 그냥 두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 우리가 이해할 수 없었던 일을 하나님이 알려 주실 때까지 묻어두는 것이 현명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이 엉뚱한 답을 찾을 뻔 했는데 예수님께서 정답을 알려주시는 내용이 나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길을 가다가 날 때부터 소경된 사람을 만났습니다. 1절입니다. “예수께서 길을 가실 때에 날 때부터 맹인 된 사람을 보신지라” 이 소경은 꽤 유명한 사람이었습니다. 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동네 사람들, 이웃사람들에게 불쌍히 여김을 받았습니다. 장성해서 부모의 품을 떠나 구걸을 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제자들뿐만 아니라 그 지역 사람들에게 꽤 유명한 사람이었고 사람들은 그가 날 때부터 맹인이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습니다. 제자들이 주님과 함께 길을 가다가 그 사람을 만나자 문득 한 가지 질문이 생각났습니다. “이 사람이 날 때부터 맹인된 것은 누구 죄 때문일까?” 이 질문은 제자들 뿐 아니라 그를 아는 사람들이 모두 궁금한 것이었습니다. 2절을 보십시오. “제자들이 물어 이르되 랍비여 이 사람이 맹인으로 난 것이 누구의 죄로 인함이니이까 자기니이까 그의 부모니이까”
이것은 제자들만의 생각이 아닙니다. 당시 그 소경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었습니다. 이 생각의 기본은 ‘죄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 죄가 부모 죄 때문인지 자기 죄 때문인지 구별이 있을 뿐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불행한 삶을 살게 된 것은 죄 때문이라는데 모두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기본적인 사고방식입니다. 우리와 모습이 조금 다른 사람들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보는 일반적인 사고방식은 죄 때문에 이렇게 되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욥을 보아도 그렇지 않습니까? 욥은 동방의 의인이라고 불렸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습니다. 재산과 자녀, 건강을 잃었습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손을 쓸 수도 없었습니다. 욥의 불행을 듣고 친구들이 찾아 왔습니다. 그러나 친구들은 욥에게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욥을 추궁하고 심문하듯 물어봅니다. “잘 생각해 보아라, 분명히 죄가 있을 것이다. 네가 회개하지 않은 죄가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죄 없는 너에게 이런 일을 하실 분이 아니다. 돌이켜 회개해라.” 욥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벌을 받을 만한 죄를 지은 적이 없습니다. 친구들에게 항변합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친구들은 집요하게 욥의 마음을 고통스럽게 파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욥도 모르고 욥의 친구들도 몰랐던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천상에서 하나님과 사탄의 대화를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사탄에게 자랑했습니다. “동방의 의인 욥을 보았느냐? 그가 얼마나 순결하고 선한 사람인가 보라” 그때 사탄이 말합니다. “그가 하나님을 잘 섬기는 이유는 그에게 많은 복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 복을 빼앗아 보십시오. 그는 분명히 하나님을 원망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탄에게 그의 생명만 손대지 말고 마음대로 해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사탄은 그때부터 시작해서 욥이 가진 모든 것을 하나하나 빼앗아갑니다. 죄 때문이 아니라도 이런 불행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윗의 고난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윗은 십 수 년을 광야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아가며 사울에게 쫓기며 살았습니다. 다윗의 죄 때문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그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훈련시키기 위해서 그를 광야로 몰아가신 것입니다. 이렇듯 자신의 죄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불행이 오늘 우리에게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사고방식이 위험한 또 한 가지 이유는 기복사상입니다. 죄 때문에 불행한 일이 일어난다면 선한 일을 하면 반드시 복을 받아야 된다는 기복사상과도 연결됩니다. 부자로 떵떵거리며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합니까? 저 사람은 좋은 일을 많이 해서 부자로 걱정 근심 없이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물질의 복은 사탄도 줍니다. 사탄이 그 사람을 시험하여 넘어지게 하려고 물질의 복을 주기도 하는데 우리는 분별하지 못하고 무조건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적으로 깨어 분별하지 않으면 물질 때문에 망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렇게 제자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죄와 불행에 대한 공식을 주님은 이렇게 정리해 주십니다. 3절을 보십시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예수님이 인간의 불행을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그 사람에게서 하나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이것이 정답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맹인을 고쳐주셨습니다. 예수님이 그를 고쳐주셨기 때문에 그를 통해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이 사람을 고쳐주지 않아도 그의 존재 자체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지음 받았다는 사실을 말씀하고자 하신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몸이 불편한 상태에 있지만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우리는 그분들을 볼 때마다 하나님은 저 사람을 통해서 영광 받으심을 깨달아야 됩니다. 물질적인 부자가 아니라도, 가난한 살림을 살면서도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나타내는 충성된 일꾼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통해서 당신의 일을 나타내고 영광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지음 받은 존재들입니다. 몸이 불편해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지음 받았고 많이 배우지 못하고 가지지 못해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지음 받은 존재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에 일어나는 모든 불행을 죄 때문이라고 단정 짓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런 환경에 있고 이런 삶을 살아도 하나님은 나를 통해서 영광 받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환경과 상황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들이 살아가는 존재 방식이고 추구해야 할 삶의 가치입니다. 예수님께서 그 길을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입니다. 병상에서도 하나님을 찬양하고 건강한 몸으로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일하고 우리의 살림이 어떠하든지 하나님 하실 일을 위해서 전심전력하시는 믿음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 실천다짐
1) 모든 일을 인과응보와 죄로 인한 것으로 연관짓지 않겠습니다.
2)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겠습니다.
3. 한줄기도
사랑의 하나님, 짧은 인생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기 원하오니 성령으로 인도하여 주옵소서.
성경별
번호 | 제목 | 작성자 | 등록일 | 조회수 |
---|---|---|---|---|
21 | (요한복음 21장) 그물을 채우려면 | 정지훈 | 2021-02-05 | 865 |
20 | (요한복음 20장)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 정지훈 | 2021-02-04 | 852 |
19 | (요한복음 19장) 마리아의 고통 | 정지훈 | 2021-02-03 | 780 |
18 | (요한복음 18장) 칼을 칼집에 꽂으라 | 정지훈 | 2021-02-02 | 742 |
17 | (요한복음 17장) 제자들을 위한 기도 | 정지훈 | 2021-02-01 | 951 |
16 | (요한복음 16장) 성령님이 오시면 | 정지훈 | 2021-01-29 | 668 |
15 | (요한복음 15장) 포도나무와 가지 | 정지훈 | 2021-01-28 | 1285 |
14 | (요한복음 14장) 질문하는 인생 | 정지훈 | 2021-01-27 | 795 |
13 | (요한복음 13장) 자존심 꺾기 | 정지훈 | 2021-01-26 | 833 |
12 | (요한복음 12장) 향기로운 인생 | 정지훈 | 2021-01-25 | 1100 |
11 | (요한복음 11장)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라 | 정지훈 | 2021-01-22 | 1239 |
10 | (요한복음 10장) 양과 목자 | 정지훈 | 2021-01-21 | 1002 |
9 | (요한복음 9장)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 정지훈 | 2021-01-20 | 1239 |
8 | (요한복음 8장) 집행유예 | 정지훈 | 2021-01-19 | 792 |
7 | (요한복음 7장) 하나님의 때 | 정지훈 | 2021-01-18 | 10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