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씀묵상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홀로 독불장군처럼 살아갈 수 없습니다. 과거 자급자족사회에서 독야청청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달라진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과거처럼 살아가려고 한다면 삶을 포기하려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지식은 학교나 책을 통해서 습득할 수 있지만 지혜는 관계를 통해서 깊이 채득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인간관계가 얼마나 깊고 오묘한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부대끼고 생각을 나누고 한 가지 목표를 향하여 달려갈 때 지혜는 더 깊어질 것입니다.
이런 삶은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에 발을 딛고 살면서 저 천성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것은 믿음의 척도가 됩니다. 그리스도인들의 관계 범주는 크게 보면 국가와 이웃입니다. 이들 중에는 믿는 자도 있고 믿지 않는 자도 있습니다. 이 사람들과 지혜롭게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이 당연히 해야 될 일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이 국가에 대해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며 믿지 않는 이웃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야 하는지 말씀합니다. 먼저 1절 말씀입니다.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바라”
여러분은 이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아마 많은 분들은 불편하게 들릴 것입니다. 왜냐하면 ‘복종하라’는 말씀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복종을 불편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복종의 대상인 국가 권력이 항상 선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악한 권력도 있고 하나님을 반대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크리스천들이 악한 권력에까지 무조건 복종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하나님의 의도는 분명합니다. 4절을 보십시오. “그는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네게 선을 베푸는 자니라 그러나 네가 악을 행하거든 두려워하라 그가 공연히 칼을 가지지 아니하였으니 곧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악을 행하는 자에게 진노하심을 따라 보응하는 자니라”
바울은 세상에서 권세를 가진 자를 하나님의 사역자라고 지칭합니다. 6절도 보십시오. “너희가 조세를 바치는 것도 이로 말미암음이라 그들이 하나님의 일꾼이 되어 바로 이 일에 항상 힘쓰느니라” 바울은 또한 세상 권력을 ‘하나님의 일꾼’이라고 부릅니다. 바울이 세상 권력을 하나님의 사역자, 하나님의 일꾼으로 부르는 이유는 세상 권력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셔야 위정자의 자리에 앉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악한 권력이든 선한 권력이든 세상에서 권세 잡은 자들은 하나님의 허락하심이 있었기 때문에 위정자로 자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그들은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고 하나님의 일꾼이 된 것입니다.
하나님이 택하신 선민, 이스라엘 백성들은 악한 권력에 의해서 멸망당했습니다. 북이스라엘은 앗시리아에 의해서, 남유다는 바벨론 느부갓네살 왕에 의해서 멸망당했습니다. 특히 남유다가 멸망당할 때 성전이 훼파되고 노략질 당했습니다. 하나님의 허락이 없었다면 이런 일은 애초에 불가능했습니다. 악한 권력도 하나님의 손길과 허락 안에서 움직인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하나님은 페르시아의 왕 고레스를 ‘나의 목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세상의 악한 권력도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고 하나님의 일꾼이 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도 로마 권력에 저항했지만 법 테두리 안에서 재판받고 로마법에 의해 십자가형을 언도 받으시고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셨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악한 권력에 무작정 복종하라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여지를 남깁니다. 5절을 보십시오. “그러므로 복종하지 아니할 수 없으니 진노 때문에 할 것이 아니라 양심을 따라 할 것이라” 여기서 바울이 말하는 양심은 신앙양심을 의미합니다. 세상의 악한 권력이 우상숭배를 강요하거나 하나님을 거슬러 살아가라고 한다면 우리는 믿음의 선한 양심을 따라 정당하게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대응한 사람 가운데 다니엘이 있습니다. 다니엘은 바벨론 포로로 잡혀갔으나 그의 신앙양심으로는 바벨론 법을 그대로 수용할 수 없었습니다. 왕의 진미와 포도주를 먹고 마실 수 없었습니다. 그는 지혜롭게 처신했고 하나님의 은혜로 믿음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우리 믿음의 선배들도 역시 그렇게 살지 않았습니까? 일제 강점기 시절, 신사참배를 거절한 믿음의 어른들, 공산 정권 시절 하나님을 배반하라는 공산 정권에 의연하게 맞서서 믿음의 절개를 굳게 지킨 분들이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우리도 그들의 신앙 양심을 배워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어서 바울은 성도와 이웃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 설명합니다. 8절을 보십시오.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 이웃과의 관계에서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 빚도 지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금전 거래를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잘 지킨 사람으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을 기억합니다.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가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라의 매장지를 찾아야 하는데 그에게는 땅 한 평이 없었습니다.
그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헷 족속이 아브라함에게 말합니다. 여기 당신 눈에 보이는 모든 땅이 우리 땅이니 이 땅 중에 원하는 땅을 골라서 사라의 매장지로 삼으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땅을 사겠다고 합니다. 결국 아브라함은 땅값을 치르고 사라의 매장지를 구했습니다. 이것이 믿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깨끗하게 살아간 믿음의 조상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왜 이렇게 해야 됩니까? 믿지 않는 이웃들과 사랑의 빚 이외에는 어떤 빚도 지지 말아야 될 이유가 무엇입니까? 복음 때문입니다. 크리스천의 정체성은 복음을 전하는 자들이므로 복음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물질관계는 복음을 가로막을 수 있는 무서운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사탄은 이것을 얼마나 많이 얼마나 자주 이용하는지 모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믿음의 정체성이 복음 전파자라는 사실을 기억하신다면 믿지 않는 자들과 사랑의 빚 이외에 어떤 빚도 지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어서 9절을 보십시오.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 한 것과 그 외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그 말씀 가운데 다 들었느니라”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바울이 그대로 가져와서 전합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은 십계명의 정신입니다. 믿지 않는 이웃을 대하는 자세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만큼 이웃을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이 말씀을 기억하시고 국가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믿지 않는 이웃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기억하고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2. 실천다짐
1) 국가 권력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복음의 진리를 수호하며 살겠습니다.
2) 복음을 전하는 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이웃을 대하겠습니다.
3. 한줄기도
사랑의 하나님, 국가와 이웃과의 관계에서도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가게 하옵소서.
성경별
번호 | 제목 | 작성자 | 등록일 | 조회수 |
---|---|---|---|---|
16 | (로마서 16장) 믿음의 길을 가는 사람들 | 정지훈 | 2021-04-08 | 1538 |
15 | (로마서 15장) 너희도 서로 받으라 | 정지훈 | 2021-04-07 | 1164 |
14 | (로마서 14장) 다양성 속의 일치를 위하여 | 정지훈 | 2021-04-06 | 878 |
13 | (로마서 13장) 관계 안에 사는 그리스도인 | 정지훈 | 2021-04-05 | 865 |
12 | (로마서 12장) 영적 예배 | 정지훈 | 2021-04-02 | 1196 |
11 | (로마서 11장) 이스라엘의 남은 자 | 정지훈 | 2021-04-01 | 1056 |
10 | (로마서 10장) 예수를 주로 시인하면 | 정지훈 | 2021-03-31 | 1060 |
9 | (로마서 9장) 창조의 원리, 깨끗한 그릇되기 | 정지훈 | 2021-03-30 | 682 |
8 | (로마서 8장) 성령님과 함께 | 정지훈 | 2021-03-29 | 887 |
7 | (로마서 7장) 누구와 싸워야 하는가? | 정지훈 | 2021-03-26 | 987 |
6 | (로마서 6장) 그와 연합한 자 | 정지훈 | 2021-03-25 | 783 |
5 | (로마서 5장) 은혜가 먼저입니다 | 정지훈 | 2021-03-24 | 1203 |
4 | (로마서 4장) 무조건적인 은혜 | 정지훈 | 2021-03-23 | 805 |
3 | (로마서 3장) 게임 체인저, 예수 그리스도 | 정지훈 | 2021-03-22 | 933 |
2 | (로마서 2장) 율법과 할례를 다시 생각하다 | 정지훈 | 2021-03-19 | 95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