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씀묵상
소신과 고집은 구별하기가 쉽지 않은데 또 한편 단순하기도 합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기로 결심하고 대신들에게 소신을 밝혔을 때 대신들 중에 세종대왕의 뜻에 동의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들이 반대하는 명분은 명확했습니다. 임금께서 한글을 창제하시면 중국을 거슬러서 그들과 문제가 생길 것이니 뜻을 거두어 주시는 것이 좋겠다는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세종은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백성을 생각하면 그대로 주저앉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뜻을 관철했고 한글을 창제하고 반포합니다. 그는 한 일은 소신이었습니다. 자신의 사적인 이익을 구하지 않고 백성을 위한 결정이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임진왜란을 자초한 선조는 곳곳에서 전쟁 위험이 감지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생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일본이 조선을 치지 못할 것이라는 자기 확신에 빠져 있었습니다. 결국 전쟁은 일어났습니다. 그는 또 한 번 큰 실수를 합니다. 이순신을 해임하고 그 자리에 원균을 앉힌 것입니다. 결국 그가 내린 모든 결정은 자신의 사사로운 자존심과 이익을 위한 것이었고 나라를 위한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소신이 아니라 고집입니다.
그리스도인도 소신과 고집 사이를 오가는 일을 반복합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교회를 위하고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을 구하지 않는 것이 소신입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하나님 말씀에 근거하지 않고 개인의 이익과 욕망에 마음을 두고 결정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영적인 소신이 아니라 자기아집과 고집입니다.
바울은 그가 남긴 서신서 마지막 권 마지막 장에서 지금까지 어떤 영적인 소신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인생을 반추하며 조망합니다. 그리고 믿음에서 낳은 아들 디모데에게 너는 앞으로 이렇게 살아 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1절과 2절을 보십시오. “하나님 앞과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실 그리스도 예수 앞에서 그가 나타나실 것과 그의 나라를 두고 엄히 명하노니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 범사에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하며 경계하며 권하라”
바울이 ‘엄히 명한다’는 표현을 다른 서신서 에서는 쓴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디모데에게 엄히 명한다고 말합니다. 그의 명령은 복음전파입니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주의 말씀을 열심히 전하라고 명령합니다. 이것은 부탁인 동시에 명령이며 동시에 그의 영적 소신입니다. 바울은 사울이었던 시절에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아버지의 뜻을 전달하셨습니다. 이방을 위하여 택한 나의 그릇이라는 하나님의 뜻을 가슴에 품고 그 때부터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환경이 열리든지 열리지 않든지, 그의 상황이 어떠하든지 상관없이 열심히 복음전파에 힘썼습니다. 그가 행한 모든 일은 하나님 말씀에 근거했고 교회를 위한 것이며 사적인 유익을 위한 것이 아니니 영적 소신이었습니다.
그는 복음을 전하다가 돌에 맞아 죽을 뻔 했습니다. 루스드라에서 돌에 맞아서 거의 죽게 되었는데 다시 일어나서 성 안에 들어가서 복음을 전합니다. 에베소에서도 유대인들이 그를 막아 복음을 전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다시 두란노 서원을 세우고 그 곳에서 밤낮 눈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오가는 사람에게 진리의 말씀을 증거합니다.
그리고 로마감옥,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지만 그의 갇힘도 복음전파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2년 동안이나 모든 사람들을 영접하고 말씀을 전합니다. 그는 항상 최선을 다해서 주의 말씀을 전하는 자였으므로 남은 일을 디모데에게 부탁하는 것입니다.
오늘 바울의 마음을 헤아려 보시고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고 있는지 돌이켜 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하는 일이 영적인 소신에 근거한 일인지 자기 고집에서 비롯된 일인지, 내가 지금 마음을 두고 있는 것이 말씀에 근거한 것인지, 교회 공동체를 위한 것인지, 고집을 채우기 위한 일인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깊이 생각한 후에 우리의 행동이 소신이 아닌 고집 위에 서 있다면 고집을 꺾고 영적 소신을 위하여 달려가야 합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말합니다. 복음을 전하다가 기쁘지 않은 일, 영적 소신이 꺾이는 일도 경험하게 될 것인데 아랑곳하지 말고 열심히 복음을 전하라고 부탁합니다. 3절과 4절을 보십시오. “때가 이르리니 사람이 바른 교훈을 받지 아니하며 귀가 가려워서 자기의 사욕을 따를 스승을 많이 두고 또 그 귀를 진리에서 돌이켜 허탄한 이야기를 따르리라”
이런 행위는 복음전파자에게는 치명적인 것입니다. 복음 전도자가 신날 때는 그가 전한 복음을 듣고 사람들이 돌아올 때입니다. 한 번 설교하면 수십 명이 회개하고 돌아오는 역사가 일어나면 행복할 것입니다. 그런데 바울이 복음을 전할 때도 많은 사람들이 그를 반대하고 돌을 들어 치려 한 일도 많았습니다. 디모데가 복음을 전할 때도 이런 일은 항상 일어날 것인데 그 때 소신을 꺾지 말고 열심히 복음을 전하라고 말합니다.
목회자가 힘이 빠질 때는 하나님의 뜻을 붙들고 기도하고 나아가는데 아무 반응이 없을 때 입니다. 그러나 그 길이 올바른 길이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이라면 전도자의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감당해야 합니다. 우리는 전도할 때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열심히 기도하고 말씀을 전했는데 상대방은 냉담할 때 포기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5절을 보십시오. “그러나 너는 모든 일에 신중하여 고난을 받으며 전도자의 일을 하며 네 직무를 다하라”
사람의 반응에 신경 쓰지 말라고 말씀입니다. 네가 맡은 직무는 복음 전파의 직무이니 그 일에 전심전력하고 소신 있게 초지일관하라 말씀합니다. 바울이 그렇게 행한 결과가 어떠합니까? 6절에서 8절입니다.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
전제는 마지막에 부어드리는 포도주를 말합니다. 포도주는 핏빛과 같기 때문에 바울은 하나님의 제단 앞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드리고 마지막에 피까지 부어 드렸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는 선한 싸움을 다 싸웠다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부탁하신 모든 일을 행했으니 후회가 없다고 말합니다. 세상을 떠나는 자, 하나님 앞에 갈 자의 당당한 믿음의 고백입니다. 하나님께 받은 사명을 성실하게 감당한 자가 하나님 앞에 서기 직전에 드리는 이 고백이 오늘 우리의 고백되기를 바랍니다.
세상 떠나기 직전에 후회하는 인생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렇게 살지 말걸, 하나님께 받은 사명 성실하게 감당하며 살걸,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서 주의 얼굴을 뵈올 때 두려움에 삶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지금 부터라도 받은 사명을 잘 감당해야 합니다. 환경이나 여건을 고려하지 마시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명의 길을 오늘도 성실하게 감당해 나가시는 주의 백성 되시기를 바랍니다.
2. 실천다짐
1) 믿음의 소신을 가지고 하나님만 바라보겠습니다.
2) 악한 고집을 버리고 하나님 말씀만 붙잡겠습니다.
3. 한줄기도
사랑의 하나님, 영적인 소신을 가지고 하나님 은혜로 살아가도록 선한 생명의 길로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성경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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