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씀묵상
1903년 일본 동경 제국대학 교수 ‘고토 분지로’는 한반도 지도를 토끼 모양으로 그렸습니다. 유약하고 연약한 토끼, 앞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귀를 쫑긋 세운 토끼가 한반도의 모습이고 국민의 정체성이라는 이른바 ‘토끼 지도론’을 펼쳤습니다. 일제는 연약한 토끼 같은 한반도 백성들을 보호해 주어야 된다는 논리를 앞세웠습니다. 이에 반해 1908년 최남선은 ‘소년’이라는 잡지를 창간호에서 토끼 지도론에 반대하며 호랑이 지도로 한반도를 형상화합니다. 앞발을 치켜들고 대륙을 향하여 달려 나가는 호랑이 모습의 한반도를 그렸습니다. 이는 토끼 지도론에 반대하는 것으로 우리는 토끼같이 유약한 민족이 아니고 대륙을 향한 기백을 가진 민족임을 천명한 것입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토끼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느냐 호랑이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고난을 견디고 이겨내는 방향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토끼처럼 시대에 순응하고 일본 제국주의에 고개 숙이고 살 것이냐, 호랑이처럼 고난을 극복하고 당당하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는 민족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역시 이런 맥락에서 베드로 사도가 흩어져 있는 성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도 믿음의 백성들이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고난을 극복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루살렘 교회 지도자로 활동했는데 그가 활동하던 시절에 예수 믿는 사람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유대인의 왕, 나사렛 예수라는 죄목으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후부터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백성들은 모두 로마에 대하여 반역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흩어져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 자들은 이런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면 고난을 이길 수 있다고 말씀합니다. 1절 말씀을 보십시오.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 베드로는 본도, 갈라디아, 갑바도기아, 아시아와 비두니아에 흩어진 나그네” 베드로는 성도의 정체성을 나그네라고 천명합니다. 나그네 정체성은 베드로가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아닙니다. 나그네 정체성은 유대인의 조상 아브라함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갈대아 우르에서 불러내셨습니다. 아브라함 당시는 살던 고향을 떠난다는 것은 목숨을 건 행동이었습니다. 갈대아 우르를 떠나서 하란으로, 하란을 떠나서 가나안 땅으로, 가나안 땅에서도 목축을 하면서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나그네처럼 옮겨 다닌 사람이 바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430년 동안 종살이 하다가 가나안을 향한 광야 40년도 나그네 여정이었습니다. 먹을 것 하나 없이, 입을 옷 없이, 마실 물 없이 나왔지만 하나님은 나그네 된 그들을 외면하지 않고 먹이고 입히고 돌보아 주셨습니다.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함께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이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후에도 나그네 정체성을 잊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일 년에 일주일 동안 초막절 규례를 지키게 하셨습니다. 지위고하,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하나님의 백성들은 일주일 동안 초막에 살면서 그들의 정체성이 나그네임을 기억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고난을 극복하는데 나그네 정체성이 왜 유익합니까? 그것은 우리가 정착해야 될 곳이 이 땅이 아니라 천국이라는 것을 마음에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이 땅이 내가 정착해야 될 곳이 아니라면 지금 당하고 있는 고난은 잠깐 지나가는 바람 같은 것이라고 가볍게 여길 수 있습니다. 나그네 정체성을 가지면 비록 이 땅에서 부자로 살지 못하고 권세를 누리지 못하지만 훗날 천국에서는 하나님께서 지으신 크고 아름다운 집에 거하며 하나님의 자녀들과 찬양하며 하나님을 영광 중에 뵈올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나그네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면 어떤 사람이 부자로 살고 권세를 누리고 살아도 배 아프지 않고 시기 질투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갈 곳은 영원한 천국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나그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나그네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면 썩어 없어질 것을 이 땅에 쌓아두지 않을 것입니다. 이 땅은 언젠가는 떠날 곳이고 우리가 영원히 거할 곳은 천국임을 기억하시고 천국에 상급을 쌓아두시는 믿음의 백성들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어서 베드로는 계속해서 성도의 정체성을 설명합니다. 2절을 보십시오. “곧 하나님 아버지의 미리 아심을 따라 성령이 거룩하게 하심으로 순종함과 예수 그리스도의 피 뿌림을 얻기 위하여 택하심을 받은 자들에게 편지하노니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더욱 많을지어다”
베드로는 세 가지를 설명합니다. 하나님이 미리 아셨고 성령이 거룩하게 하셨으며 그 결과 택하심을 받은 자들이 성도라고 말씀합니다. 즉,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성도들은 하나님이 미리 아시고 성령으로 거룩하게 하셨고 택함 받은 자들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사는 동안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내가 이렇게 고생하고 사는 것을 누가 알아줄 것인가, 가족도 몰라주고 등을 돌리는데 누가 이해해 줄까 고민합니다. 그러나 베드로 사도는 하나님이 알고 계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욥이 고난 받을 때 그의 아내도 등을 돌렸습니다. 욥의 친구들이 와서 욥에게 온갖 아픈 말을 다 쏟아냈지만 하나님은 그를 묵묵히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우리가 지금 고난의 현장 한 가운데 서 있고, 사명을 감당하며 이 고난의 시간을 견디는 것을 사람은 몰라도 하나님은 다 알고 계십니다. 알고 계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성령으로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내가 거룩해서 하나님이 나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선택하셨기 때문에 내가 거룩해 진 것입니다. 베드로는 이 부분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베드로가 하나님 앞에 쓰임 받을 자격이 있어서 제자로 부름 받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부로 살던 베드로를 주님이 불러 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흠이 많고 결점이 많고 성격이 급한 사람이었는데 거룩하다 인정하시고 불러주셨습니다. 이것이 은혜입니다.
오늘 우리가 거룩해서 부름 받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불러 주셨기 때문에 거룩한 자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은혜에 감격해서 오늘도 주 안에서 성실하게 믿음 생활 감당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도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나그네인 우리를 미리 아시고 거룩하게 하시고 택하셨다는 고마움을 가지고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2. 실천다짐
1) 나그네 정체성을 가지고 살겠습니다.
2) 불러주신 사랑에 감사하며 은혜 가운데 살아가겠습니다.
3. 한줄기도
사랑의 하나님, 나그네로 천국을 소망하며 살아가는 순례자가 되게 하옵소서.
성경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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