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씀묵상

집에서 사용하는 정수기는 필터가 있습니다. 좋은 정수기는 필터가 좋습니다. 많은 필터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그 필터의 성능이 좋아서 불순물을 걸러냅니다. 요즘같이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공기청정기도 필터가 생명입니다. 좋은 필터를 쓸수록 가격이 비싸고 좋은 필터를 사용해야 공기의 질이 그만큼 좋아진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기계에만 필터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도 누구나 자기만의 필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나 사고를 접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 있는 그대로 듣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자기만의 필터로 확인하고 걸러서 듣습니다. 이를테면 북한 핵문제나 미사일 도발 같은 문제를 접할 때 전쟁을 경험하신 세대가 가지고 있는 필터는 상당히 예민합니다. 하지만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가진 필터는 예민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경험치가 다르고 살아온 삶의 발자취가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필터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객관적으로는 같은 사건이라 하더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경험의 필터는 각각 다르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필터가 있습니다. 바로 양심입니다. 양심의 필터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동일하게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양심을 팔아먹은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양심이 심하게 오염되어서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염된 양심으로 판단하면 그 출력물이 더러워지고 오염되어서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양심도 믿을만한 것이 못됩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은 그러므로 양심보다 더 믿을만한 것을 가지고 있어야 됩니다. 그것은 성령입니다. 성령의 필터를 마음속 깊이 붙들고 있어야 실수하지 않습니다. 성령은 하나님의 영이시기 때문에 우리 마음에 성령을 모시게 되면 수준 높은 필터, 품위 있는 필터, 격조 있는 필터를 가지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에 다윗은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한 사람이었습니다. 성령의 필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다윗 주변에는 항상 생명으로 넘쳐났습니다. 그와 함께 있으면 공의가 흐르고 그와 함께 있으면 죽었던 것도 살아나고 그와 함께 있으면 살인의 의지도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의지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사울이 엔게디 광야에 다윗이 있다는 제보를 들었습니다. 다윗에게 현상금이 걸려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다윗을 보았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습니다. 사울이 삼천 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다윗을 찾으러 갑니다. 그러나 넓은 광야에서 어떻게 찾을 수 있겠습니까? 

다윗은 굴속에 숨어 있었습니다. 사울일행이 다윗을 찾다가 굴에 들어갔습니다. 뒤를 보러 들어갔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잠깐 낮잠을 자거나 용변을 본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사울은 군대를 굴 밖에 세워두고 자기 혼자 안에 들어갔습니다. 넓은 굴속에는 이미 몸을 피해 들어와 있던 다윗과 일행이 있었습니다. 굴속에 오래 들어가 있으면 동공이 확장되어 굴 안에 있는 것들이 잘 보입니다. 그러나 처음 들어오면 캄캄해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먼저 들어와 있던 다윗과 일행들은 뒤 따라 들어오는 사람이 사울임을 금방 알아차렸습니다. 볼일을 보고 있던 사울을 향해 다윗일행이 마음에 품었던 생각은 동일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사울을 다윗의 손에 붙이시는구나” 옆에 있는 사람이 다윗에게 말합니다. “오늘이 바로 이날입니다. 빨리 가서 칩시다. 호위병도 없고 사울 혼자 들어와 있는데 찔러 죽이거나 인질로 삼는 것은 너무 쉽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다윗은 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유는 옆에서 부추기는 사람들의 말을 듣는 순간 다윗 마음에 성령의 필터가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만약 화인 맞은 양심만 가지고 있었다면 사울은 그날 죽었을 것입니다. 사울을 죽여야 다윗이 직면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다윗이 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다윗 마음속에 계신 성령이 일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는 가만히 다가가서 칼로 옷자락만 베었습니다. 하지만 옷자락을 벤 일로 다윗의 마음이 찔렸습니다. 

4절과 5절입니다. “다윗의 사람들이 이르되 보소서 여호와께서 당신에게 이르시기를 내가 원수를 네 손에 넘기리니 네 생각에 좋은 대로 그에게 행하라 하시더니 이것이 그 날이니이다 하니 다윗이 일어나서 사울의 겉옷 자락을 가만히 베니라 그리 한 후에 사울의 옷자락 벰으로 말미암아 다윗의 마음이 찔려”

왕을 죽이지도 않았는데 왜 마음이 찔렸을까요? 옷자락을 벨 때 그의 마음에 살인충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잠깐이지만, 지나가는 생각이지만 “칼로 옷자락을 벨 일이 아니라 사울을 찔러야 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그의 마음에 있는 성령의 필터가 강하게 작동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심하게 찔렸습니다. 그는 영적으로 예민한 사람입니다. 성령께서 마음에 계시고 하나님의 영이 그의 마음을 주장하고 계시기 때문에 일어나는 놀라운 내적인 변화입니다. 

우리 마음은 누가 주장하고 계십니까? 마음을 작동하는 힘은 무엇입니까? 경험의 필터도 있고 양심도 있지만 하나님의 사람들이 붙들고 있고 놓지 말아야 될 것은 성령입니다. 성령의 필터가 있어야 실수하지 않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다윗처럼 예민한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영이 충만함으로 깨달은 것은 지금 자신의 문제는 사울을 죽임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울을 죽여서 자신이 왕이 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때가 되면 세우신다는 사실을 그는 분명히 알았던 것입니다. 이 문제는 사울과 자신과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과 다윗의 문제였습니다. 다윗이 하나님의 사람답게 되어야 그는 왕이 될 수 있습니다. 사울을 죽여서 왕이 될 것이라면 하나님은 다윗에게 기름을 붓지 않았을 것입니다. 

성령이 우리 마음속에서 작동하게 되면 나에게 일어난 모든 문제의 중심은 나로 귀결됩니다. 내가 문제입니다. 하나님은 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지금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들어서 시험하시고 환경을 들어서 시험하십니다. 내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고 내가 하나님 앞에 더 진실되고 내가 하나님 앞에 더 영적으로 예민하게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영적 수준이 낮을 때는 사람이 문제이고 환경이 문제이고 물질이 문제인데 수준 높은 필터인 성령이 임하게 되면 하나님과 나와의 문제만 남게 됩니다. 다윗은 이것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사울을 죽여서 해결 될 문제라면 어떻게 해서든지 사울을 죽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 마음에 합한 왕이 되어야 했기에 성령의 필터로 끊임없이 하나님 앞에 전진하고 나아갔습니다. 오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성령을 가지고 사시기를 바랍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결국 내가 문제라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 실천다짐

1) 성령께서 마음에 내주하심이 복임을 깨닫고 성령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2) 하나님과 나와의 문제에 집중하며 진리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3. 한줄기도

사랑의 하나님, 성령을 선물로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판단의 중심에 성령님께서 계시며 주장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