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씀묵상
똑같은 행동을 한다 하더라도 어떤 상황에 따라서 그 행동의 의미는 하늘과 땅 차이를 보일 때가 있습니다. 어떤 걸인이 한 자리에 앉아서 구걸을 하고 있는데 두 사람이 그 앞을 지나가면서 똑같은 돈을 걸인에게 주었다 합시다. 먼저 간 사람도 만원을 주고 뒤 따라간 사람도 만원을 주었는데 두 사람의 경제적 형편이 같을 리가 없습니다. 앞에 만원 준 사람은 가정이 부유한 사람인데 뒤에 만원을 준 사람이 가난한 사람이라면 돈의 액면가 만원은 같은 가치를 가진다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같은 돈이지만 처해있는 경제적 상황, 환경에 따라서 돈의 가치는 크게 차이가 있습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행동을 할 때라도 그 사람의 상황에 따라 행동의 질과 가치는 다른 법입니다. 한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삶의 형편이 일정할 수는 없습니다. 경제적인 상황이 오르내릴 수도 있고 건강 상태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행복하고 삶이 부요할 때 하나님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을 때 열심히 섬기는 것은 하나님 보시기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에서 다윗은 사울의 생명을 보호합니다. 죽이지 않습니다. 기회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24장에서처럼 사울을 살려줍니다. 하지만 24장에서 사울을 살려주는 다윗과 26장에서 사울을 죽이지 않는 다윗은 다른 가치를 가집니다.
사람들이 사울에게 제보를 했습니다. 광야 앞 하길라 산에 다윗이 숨어 있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사울은 여느 때처럼 용사 삼천 명을 구해서 다윗을 쫓아옵니다. 그런데 이제 다윗과 함께 한 사람들도 광야에는 굉장히 익숙해져 있습니다. 어디에 숨어야 될지 어느 곳에 있으면 피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요새를 찾아서 숨었고 사울 일행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숨어서 그들의 동선을 보고 있습니다.
사울 일행이 무방비 상태로 야영을 하고 있습니다. 다윗이 자기의 부하 아비새를 데리고 사울 진영으로 내려갑니다. 전부 깊이 잠들어 있습니다. 창이나 칼을 가지고 사울을 해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아비새가 말합니다. “나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사울을 죽이게 해주십시오. 두 번 찌를 일이 없습니다. 한 번에 해치우겠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여기 다녀갔다는 증표만 가지고 가자고 합니다. 다윗과 아비새는 창과 물병만 가지고 빠져 나옵니다.
24장에서도 다윗은 사울을 죽이지 않고 옷자락만 베고 보내주고 26장에도 그를 죽이지 않습니다. 같은 행동이지만 25장을 분기점으로 그의 행동은 가치가 전혀 다른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사무엘이 죽었기 때문입니다. 사무엘이 죽기 전에 다윗이 사울을 살려준 행위는 자기가 왕이 되고 싶은 마음이 근저에 깔려 있습니다.
사무엘이 살아있는데 다윗이 사울을 죽였다면 사무엘에게 어떤 책망을 받겠습니까? 책망할 사무엘이 두려워 사울을 죽이지 않았다면 이제는 사무엘도 없습니다. 다윗이 돌아가서 왕이라고 해도 아무도 다윗의 말을 믿어줄 사람도 없습니다. 사무엘도 없는 이 마당에 사울을 죽여서 도주하는 것을 멈추고 편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는 사울을 해치지 않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25장에서 만난 아비가일 때문입니다. 25장에 다윗은 미련한 나발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났습니다. 나발에게 모욕 받은 것을 견디지 못해서 군사 사백 명을 거느리고 나발을 죽이려고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그 때 나발의 지혜로운 아내 아비가일이 다윗이 달려가는 길을 멈춰 세웁니다. 다윗의 마음에 잠들어 있던 생명 사랑하는 마음을 일깨워줍니다.
25장 28절입니다. “주의 여종의 허물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여호와께서 반드시 내 주를 위하여 든든한 집을 세우시리니 이는 내 주께서 여호와의 싸움을 싸우심이요 내 주의 일생에 내 주에게서 악한 일을 찾을 수 없음이니이다”
“당신이 지금 사백 명을 거느리고 칼을 들고 미련한 자 나발 한 사람을 죽이려 하는데 이것은 명분이 있는 싸움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당신은 여호와의 싸움을 싸우셨습니다. 하나님이 하라고 한 싸움만 싸우고 하나님이 허락한 피만 흘렸는데 어떻게 이렇게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은 피를 흘리려 하십니까?” 이 말을 들은 다윗은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어서 다윗에게 계속 말합니다.
29절입니다. “사람이 일어나서 내 주를 쫓아 내 주의 생명을 찾을지라도 내 주의 생명은 내 주의 하나님 여호와와 함께 생명 싸개 속에 싸였을 것이요 내 주의 원수들의 생명은 물매로 던지듯 여호와께서 그것을 던지시리이다”
한 여인이 자신의 생명을 걸고 다윗의 말발굽을 막은 이 일이 그에게 잠들어 있던 생명 사랑의 본능을 일깨웠습니다. 지금까지 다윗의 목적은 오로지 사무엘에게 잘 보여서 다시 왕궁으로 돌아가서 왕이 되려고 하는 것이었다면 사무엘도 죽고 난 이후에는 오로지 생명을 사랑하고 살리는 것이 그의 목적이 되었습니다.
아비가일을 만나고 난 이후 다윗은 명분 있는 전쟁만 하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피흘림만 하겠다는 마음을 품었던 것입니다. 이제 그는 왕에 대한 집착이 사라졌습니다. 광야에서 이렇게 산다 할지라도 하나님이 기름 부어 세우신 사울을 죽임으로 명분 없는 피를 묻히지 않겠다는 결단을 하고 살게 된 것입니다. 같은 행동이라 하더라도 어느 것이 더 가치 있습니까? 오늘 본문의 다윗이 사울을 죽이지 않은 것이 훨씬 더 가치 있는 행동 아니겠습니까?
오늘 우리는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하여 살아가십니까? 나의 이익만을 위해서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뜻하신 바대로 사시는 주의 백성들 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아비가일처럼 타인이 마음 속에 있는 생명 사랑의 본능을 일깨워주는 인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말 한 마디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함을 깨닫고 주변의 만나는 사람들에게 말의 권세를 잘 사용하시는 오늘 하루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 실천다짐
1) 어떤 목적 때문에 사람을 사랑하는 척 하지 않으며 오로지 생명 자체를 사랑하겠습니다.
2) 아비가일처럼 지혜로운 말로 타인의 생명을 살리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3. 한줄기도
사랑의 하나님, 목적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지 않으며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생명을 사랑하는 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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